여행일기/22 그리스 15

10일차, 안녕 그리스 - 22 그리스 여행일기(15)

그리스에서의 마지막 날. 마지막 날에는 뭐 특별한 건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 공항으로 이동헀고, 다시 한 번 아부다비를 거쳐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1시간짜리 경유는 처음 해봤는데 생각보다 어렵진 않았다. 나에게 이 그리스 여행은 조금 의미가 깊었던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하여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여행을 떠나지 못했고, 그 사이에 나는 어느덧 30대 초반을 넘어 중반에 접어들고 있었다. 20대 때는 무서울 것도 없었고, 여행을 가겠다며 퇴사도 서슴치 않았었지만 지금의 나는 무서웠다. 마땅히 이룬 것도 없으면서 이렇게 막 살아도 되는 것인가? 예전만큼 여행이 즐거울까? 어렸을 때 생각하던 30대는 어른이였다. 부모님이 내 나이일 때 집안의 막내이자 늦둥이인 나를 가지셨다. 그 때의 나는 늦둥이였는데 나는 ..

9일차, 그리스에서의 마지막 밤 - 22 그리스 여행일기(14)

마지막 날에는 특별한 계획은 없었다. 가보고자 했던 곳도 다 가보았고, 오래된 역사를 자랑한다는 피레아스 항구나 구경을 다녀올까 했다가 피곤해서 그냥 접었다. 전 날 본의아닌 외박을 하고 아침에 원래 숙소로 돌아왔다. 민박집 사장님은 좋은 일이 생겨 외박을 하신 줄 알았다고 하셨으나 나의 이야길 듣고 깨우지 하며 말씀하셨지만 그래도 잘자고 왔다며 웃으며 이야기했다. 체크아웃을 마치고 여행 내내 뭔가 유럽식 식사를 한 적이 없는 것 같아 이탈리안 식당을 찾아 뇨끼를 먹고 마지막 숙소로 체크인 했다. 마지막 숙소는 그래도 좀 더 비싼 돈을 주고 좋은 뷰의 숙소로 골랐다. 여행 내내 지겹도록 본 아크로폴리스이지만, 봐도 봐도 좋았다. 여행 다닐 때는 '지겹도록 보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그리스, 아..

8일차, 잊지못할 헤로데스 아티쿠스 극장 - 22 그리스 여행일기(13)

여행 8일차. 이제 여행의 막바지. 사실상 남은 계획이라고는 8일차 저녁에 예약되어있던 헤로데스 아티쿠스 극장에서 모짜르트 공연만이 남아있었다. 그 외에는 별다른 계획이 없었어서 아침에 어딜 가볼까 고민하다가 구글 지도 마크 중 아직 가보지 않은 곳을 찾았다. 바로 아테네 근대 올림픽 스타디움이다. 여기 역시 시간이 없으면 굳이 안가야지. 하고 있던 곳이였는데 시간이 여유가 생겨서 방문하게 되었다. 대리석으로만 만들었음에도 디테일하게 만들어진 경기장이 묘한 감성을 가져다 주었다. 꼭 방문해야할 곳은 아닌 듯 하지만, 스포츠에 관심이 많고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방문해볼 만한 곳. 볼거리에 비해서 입장료가 조금 비싼듯 하지만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진행되기 때문에 아까운 가격은 아니였다. 안쪽 통로로 들어가..

7일차, 아름다운 지중해, 포세이돈 신전 - 22 그리스 여행일기(12)

7일차 아침. 슬슬 여행도 막바지가 되어갔다. 7일차의 계획은 수니온 곶 - 포세이돈 신전에 다녀오는 것. 사실 포세이돈 신전도 갈 생각이 없었다. 꽃보다할배 그리스편을 보고 이서진 배우의 리액션에 저기는 굳이 안가도 되겠지. 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혼자 섬에 다녀오기는 더 싫고, 아테네는 충분히 즐겼고, 시간은 있어서 고민하다가 다녀왔다. 수니온 곶으로 가는 버스 터미널의 위치가 조금 찾기 어려운데, 아래 링크 참고 https://citybear-life.tistory.com/13 여튼 버스 시간까지 조금 시간이 남아있어서 먼저 모나스티라키 광장으로 향했다. 이제는 모나스티라키 광장이 부산 서면보다 더 익숙해질 지경. 아무 생각없이 나왔다가 저번에 시도했다 실패했던 카페 [A for Ath..

6일차, 하루 쉬어가는 날. - 22 그리스 여행일기(11)

6일차 일정은 특별하지 않았다. 역시나 아침 일찍 일어나 창 밖을 보는데 어디선가 교회에서 종 소리가 들려왔다. 유럽여행을 다니면 항상 종소리 듣는게 작은 행복 중 하나. 그리스, 나프플리오 / Galaxy S21 종소리로 기상 알람을 대신하고 아침산책을 나섰다. 아침식사로는 그릭커피와 애플파이, 그리고 그릭 요거트를 시켰다. 사실 요거트에 큰 관심은 없었지만, 유명하다고 하니까. 그릭커피는 터키식 커피처럼 가루가 남는 커피였고, 그릭요거트는 요거트가 맛있는건지, 꿀이 맛있는건지 맛있게 먹었다. 애플파이는 뭐 그럭저럭. 사람들이 북적북적했던 저녁과는 또 다른 느낌. 건물들 사이로 들어오는 빛과, 아기자기한 골목들, 그리고 그 골목을 채운 꽃들. 한적한 골목길을 즐기며 산책을 했다. 간단하게 산책을 마치고..

5일차, 나프플리오 팔라미디 요새, Excuse me sir? - 22 그리스 여행일기[10]

나프플리오는 큰 도시는 아니었다. 지중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작은 휴양도시의 느낌이 강했다. 위 지도상 붉은 원이 메인 스트리트였는데 골목골목길이 참 아름다운 곳이었다. 바다 중간에는 Bourtzi Castle 이라는 녀석이 떠 있다. 원래는 배를 타고 들어갈 수 있다고 하던데 내가 갔을 때는 배를 타고 주변만 둘러보고 올 수 있다고 했다. 물론 굳이 배를 타고 가는 것보다 멀리서 보는 게 더 이뻐 보인다. 야자나무와 요트, 푸른 하늘, 뭉게구름, 반짝이는 바다. 지중해였다. 지중해 분위기를 한껏 느끼며 가슴의 두근거림을 즐겼다. '바로 이게 지중해지.' 나프플리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양갈비도 뜯고, 더운 날씨에 못 이겨 젤라토도 먹고, 각종 음료수들도 들이켰다. 무지막지하게 더웠거든. Akrona..

5일차, 지중해 바이브. 나프플리오 - 22 그리스 여행일기[9]

나프플리오(코린토스 운하)로 가는 버스는 제법 멀리 떨어져 있었다. 지하철로도 연결되어있지 않아서 나는 우버를 활용했었는데, 거리가 제법 되어 보임에도 크게 비싸게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크로폴리스 인근에서 10유로 내외 나왔었다고 남겨놓은 기록이 남아있는걸 보니, 그 정도 나왔지 않았을까. 버스터미널 내부는 조금 정신없이 복잡하다. 코린토스라고 발음해야하는건지, 코린쓰라고 발음해야하는건지, 몰라서 코린토스? 코린스? 라고 계속해서 물어가봐며 겨우겨우 티켓팅에 성공하고 버스에 올라탔다. 코린토스 운하 역시 큰 기대는 없었다. 나프플리오라는 도시를 우연히 알게 되었고, 꼭 가보고 싶어서 동선을 짜다 보니 가는 길에 코린토스 운하가 있어서 끼워 넣은 느낌. 별 기대없이 도착해서였을까? 버스를 내리..

4일차, 매력적인 소도시. 칼람바카 - 22 그리스 여행일기[8]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소도시의 매력은 아침 산책이라고 생각한다. 애당초 시차적응으로 인하여 늦잠을 못 자니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 산책을 나왔다. 조식 먹는 중에 비가 내려 산책은 글렀나 생각했는데 다행히 비가 그쳐서 천천히 나와본 산책. 그리고 시장이 열려있었는데 아니 이런 풍경을 배경으로 시장은 반칙 아니냐고. 정확히 몇 시 기차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 아테네로 돌아와 늦은 점심을 먹었던 것 같으니 대충 10시 즈음 기차였지 않았을까. 별 다른 계획은 없었기 때문에 다시 모나스티라키 광장으로 돌아와 [360 cocktail bar] 라는 이름의 카페로 들어왔다. [A for athens]라는 카페가 더 뷰는 좋지만 아쉽게 만석이라 대체해서 [360 cocktail bar]에 들어왔는데 위 오..

3일차, 경이로운 메테오라 - 22 그리스 여행일기[7]

메테오라 아마 어렸을 적 교과서에서 한 번 즈음 보고, 꽃보다 할배를 통해서 보았던 것 같다. '사람이 어떻게 저런 곳에서 살았을까?' 지극히 무종교, 공대생스러운 질문만이 떠올랐다. 그러나 그리스를 여행지로 확정 지었을 때 들었던 생각은 메테오라만큼은 꼭 가야지. 하고 일정에 끼워두웠었다. 정말 신비로운 곳이니까. 새벽에 찾아온 아테네 기차역. 주요 관광지(올드타운)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뭐 바로 기차를 탈 테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기차역 위치는 지하철 'Lariassa satation'과 바로 붙어있으니 찾기도 쉽다. 기차를 타고 몇 시간이나 걸렸더라. 첫 기차(8시) 즈음에 타면 점심 즈음 도착했던 걸로 기억이 난다. 시간상으로, 그리고 구글지도상으로 슬슬 도착지인 ..

2일차 오후, 걷고 또 걷고. - 22 그리스 여행일기[6]

아테네 플라카 지구. 관광지 메인 스트리트 같은 느낌. 작은 골목골목 속, 그리스 스러운 느낌이 물씬 난다. 소크라테스도 걸었다던 플라카 지구를 걷다가 한참 점심 때라 어지간한 가게는 자리가 꽉 차서 적당한 곳에 자리 잡고 앉았다. 기로스. 사실상 어제 먹었던 케밥과 같은 음식으로, 그리스식 케밥이다. 피타라는 빵과, 고기, 토마토와 샬롯, 차지키 소스 등을 함께 주는 음식. 지중해라 그럴까? 토마토와 샬롯이 참 맛있었던 기억이 남는다. 플라카 지구에서 점심 식사를 마치고, 제우스 신전으로 이동했다. 사실 제우스 신전은 시간이 없으면 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여행 전 정보수집을 할 때 보니, 진짜 진짜 진짜로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달랑 기둥이 있는 곳이었으니까. 큰 틀의 계획만 짜왔을 뿐, 디테일한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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