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곰의 개똥 사진철학 이야기.
사진이란 무엇인가?
사진이란 무엇이고, 우린 왜 사진을 찍는 것인가?
내가 생각하는 사진이란, 하나의 언어이다.
글, 그림, 음악, 영화 등. 사람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사진 역시 위와 같이 찍는 사람의 생각을 표현하는 언어의 일종.
이라고 생각한다.
사진이란게 참 재미있는게, 같은 피사체,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사진을 찍어도 찍는 사람에 따라 사진이 다 다르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아무리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본다 한들 사람마다 다르게 바라보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말투가 다르듯,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고,
누군가는 발라드를, 누군가는 힙합을 좋아하듯 말이다.
그래서 사진이라는게 재미난 점 중에 하나가 사진을 보면 그 사람의 성향, 특징, 성격의 일부분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사진을 본다고 말로 이 사람 성격은 이러이러할거야. 하며 MBTI처럼 특정지을 순 없겠지만.
어느덧 10년차 상업사진 작가, 취미로 처음 카메라를 샀을 때부터 시작하면 카메라를 잡은지 13년이 되어간다. 그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진을 가르쳐주었는데 그 중 오래도록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한 명이 있다.
일상을 동화처럼. 류필 포토.
라는 이름의 인스타그램 핸드폰 사진/여행 인플루언서인 친구.
사실 이 친구의 사진은 개성이 워낙 강해서, 절대 내가 사진을 가르쳐주었다고 표현하지 않는다.
"니는 그냥 카메라 사용법, 라이트룸 사용법을 알려줬지. 사진을 가르쳐주진 않았다."
"뭐라노. 행님한테 배웠는데."
본인은 술먹다보면 나한테 배웠다고 하는데, 내가 가르쳐준건 사실 카메라 조작법이랑, 라이트룸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정도 뿐이지.
여튼, 장노출로 찍어놓고 카메라가 고장났다고 날 찾아오던 이 친구도 어느덧 5-6년차 사진작가가 되어서 나와 사진 이야기를 종종 나누곤 한다.
"나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사진을 찍고, 형님은 PD의 입장에서 사진을 찍는거 같다."
류필 포토는 지극히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사진을 찍고, 본인 스스로도 그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나는 사진을 찍을 때 분명히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있고, 그를 표현하고자 하고, 그렇기 때문에 인스타그램에서 사진을 잘라먹는 것도 지극히 혐오한다.
가끔 사진적인 대화를 나누다보면 어찌 이렇게 친해졌을까 싶을 정도로 정 반대의 취향이지만, 로맨스 영화를 좋아한다고 SF 영화 좋아하는 사람과 친해질 수 없는게 아니듯. 그저 사진은 취향의 영역, 표현의 영역일 뿐이다.
그렇다면 잘찍은 사진, 좋은 사진이란 무엇인가?
12,13년간 사진을 찍은 나에게 한 7, 8년 정도를 괴롭혔던 질문이다.
이 이야기는 도시곰의 개똥철학 2편에서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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