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다시금 유럽으로 향했다.
또 유럽을 올 줄이야. 사실 계획에도 없었고, 생각도 없었지만 얼떨결에 이끌려 이탈리아로 왔다.
올해에는 해외여행을 살짝 포기하고 있었다. 너무 비싼 비행기값 때문에. 그러다가 별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비행기표를 검색하다가 단 두 달 만에 백만 원가량이 떨어진 것이다. 2월에 봤을 땐 기본 200~250 하던 유럽행 비행기들이, 4월엔 150만 원대로 확 떨어진 것.
바로 핀에어였다. 물론 코로나 이전에는 평균적으로 80~100만원 선이었지만, 그동안의 물가상승과 전쟁 상황을 고려하면...
그래. 내 월급은 얼마 안올랐지만, 뭐 이 정도 할 만하지.
하며 스스로를 위안하고 결국 비행기표를 결제해버렸다.
그렇게 처음 밟아본 북유럽땅은 뭔가 공기부터 상큼하다는 느낌적인 느낌만 느끼고, 다시 로마로 향했다. 잠깐 핀에어 항공 후기를 이야기하자면,
기내식 - 북유럽의 건강한 맛
좌석 - A350이 좋다는 말은 듣긴 했는데, 이때까지 탔던 비행기 좌석중 가장 쾌적한 느낌
여하튼, 그렇게 로마에 도착했다.
집에서 부산역으로, 부산에서 서울로, 서울에서 인천으로, 인천에서 헬싱키로, 헬싱키에서 로마까지. 무려 32시간이 걸린 여행이었다. 정확하게, 20년 만에 오는 로마였다. 2003년 여름이었으니까. 여하튼, 로마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것은 샤워와 양치질. 체크인하고 샤워, 양치 후 숙소에 딸려있는 식당에서 로마식 까르보나라를 영접했다.
보통 여행을 오면 매 끼니 맥주를 마시는 편이지만, 이탈리아는 역시 와인 아니겠는가.
식사 후, 바티칸 시티로 향했다. 바티칸 시티는 줄이 길기로 악명 높은 유럽 관광지 중 하나이기 때문에 사실 입장은 기대하지 않았다. 그저 20년 전, 아버지께서 나를 찍어주신 사진의 장소. 어쩌면 그때부터 운명처럼 정해진 그곳을 다시 방문하고 싶었다.
떼르미니 역 근처에 숙소를 잡았기 때문에, 바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 수 있었다.
로마 숙소 정보
https://citybear-life.tistory.com/50
내가 성인이 되고, 카메라를 다시 잡은 뒤에 이 사진을 발견했을 때, 뭐라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운명 같은 소리를 믿어본 적은 없는데, 이때부터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호오오옥시나, 줄이 짧다면 박물관은 못 들어가더라도 성당 정도는 입장해 볼까?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뭐 택도 없었다. 얼핏 봐도 최소 1시간은 기다려야 될 것 같길래 미련 없이 뒤돌아섰다.
바티칸에서 조금만 걸어 나오면 볼 수 있는 성 천사성. 날씨가 조금씩 꾸물꾸물해지는 게 쎄~함을 느꼈지만, 뭐 날씨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까. 일단 첫날의 계획은 바티칸을 보는 거 말고는 정해놓은 게 없었기 때문에 강변을 따라 조금 걸었다.
구글 맵을 보니 강변 따라 조금 걸어가다 보면, 포폴로 광장이라는 곳이 나온다길레, 그곳을 목적지로 걸었다. 스페인 광장을 먼저 들릴 수도 있었지만, 이번에 로마에 오면서 꼭 봐야지 하는 3가지 장소 중 하나였기 때문에 내일을 위해 아껴두고 포폴로 광장으로 향했다.
1589년 교황 식스토 5세의 계획에 따라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19세기에 주세페 발라디에르에 의해 완성되었다. 중앙의 오벨리스크는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이집트 정복 후 가져왔다. 남쪽에 있는 쌍둥이 교회 산타마리아 데이 미라콜리와 산타마리아 인 몬테산토는 교황 알렉산드르 7세의 명령으로 세워졌다. 18~19세기에는 이 광장에서 종종 공개처형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네이버 지식백과] 포폴로 광장 [Piazza del Popolo]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솔직하게 말하자면, 뭐 큰 감흥이 있는 장소는 아니었다. 느낌 상으론 관광객 절반, 현지인의 만남의 광장 같은 느낌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특별한 계획도 없으니, 포폴로 광장 옆 작은 언덕에 올랐다. 왠지 뷰가 좋을 것 같은 느낌.
포폴로 광장까지 왔다면, 굳이 안 올라가 볼 이유는 없는 곳. 그리고 이때부터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뭐, 오다 말겠지.
는 무슨, 무지막지하게 쏟아졌다. 우선 건물 밑으로 숨어서 비를 잠깐 피하며 비 내리는 풍경을 구경했다. 이제 나름 여행 짬바 좀 찼다고, 비 내리는 것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더라. 그냥 허허 많이도 오네 하고 웃으며, 비가 그치길 기다리다가 금방 그칠 비가 아닌 것 같아서 우산을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여행 첫날은 언제나 그렇듯, 컨디션이 좋은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무리를 해서 좋을 게 없으므로 미련 없이 숙소로 돌아와 쉬면서 숙소 근처 레스토랑을 검색했다.
그러다 발견한 양고기가 맛있다고 한국인 리뷰로 적혀 있는 곳을 발견. 양고기를 워낙 좋아하는 편이기 때문에, 숙소에서 가까워서 고민 없이 이곳으로 정하고 왔다.
리뷰대로 정말로 맛있었고, 직원이 어디서 왔냐 길레 한국인이라고 하니 리뷰 보고 왔냐며 웃더라. 아무래도 나 같은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나 보다. 디저트로 티라미수와 에스프레소를 시켰는데, 그날 저녁에 해당 지역 수도 시스템이 문제가 생겨서 물이 안 나와서 커피를 못내린다 하여 리몬첼로를 받았다.
숙소에서도 물이 안나와서 당황했는데, 다행히 밥을 먹고 오니 수리 완료.
여행하며 촬영한 사진으로 각종 아이템을 만들었습니다. 아래 링크에 등록되어있지 않은 사진이나, 액자 구매를 원하시면 별도로 인스타 DM, 혹은 블로그 댓글 주시면 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
https://marpple.shop/kr/citybear_life
마플샵을 통한 판매는 셋팅 가능한 최소한의 마진으로 판매합니다. 수익목적보다는 그냥 제 사진이 누군가에게 선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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