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17 체코

사진을 시작한 이유. 그리고 체코였던 이유 - 17 체코 여행일기[1]

도시곰 2023. 8. 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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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이야기를 시작하려면 아마 내 삶에 대한 이야기가 우선시되어야 할 것 같다.

 

어디까지 거슬러가야하지?

 

스무 살의 나는 사진에 관심이 없었다. 친구가 사진 동호회에 들어간다기에

'사진 동호회? 왜?'

라고 이야기할 정도였으니까.

 

그때 당시만 하더라도 카메라라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넘보기 어려울 정도로 비싼 것이었고, 사진을 취미로 가지고 있는 사람을 단 한 명도 만나본 적이 없었기에 막연한 거리감이었지 않았을까.

 

 

 

2009년 4월, 통영 / Samsung Vluu NV 10

 

 

내 생에 처음으로 혼자 떠난 여행. 통영이었다. 군입대 몇 달 전이였다. 그냥 똑딱이 들고 다니며 막 찍었던 사진. 그중에서도 위 사진.

 

여행을 다녀오고, 첫 연애를 시작하고, 입대를 하고. 상병을 달았을 때 즈음이었을까. 전역하고 무엇을 하면 좋을까? 하며 여러 가지 책도 읽어보고 싸지방에서 이것저것 검색을 해보다가 우연히 발견했었다.

 

위 사진과 같은 장소, 비슷한 구도의 사진이었는데 내가 찍은 사진 보다 저 사진이 왜 내가 여행했던 그 순간의 기억을 더욱 돋워주는 것일까?

 

그때부터 사진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전역하자마자 아르바이트를 하고, 카메라를 사고, 사진 동호회에 들어가 여기저기 따라다니며 찍고 배웠다.

 

 

 

2012년 2월, 강원도 삼양목장 / Canon 60D + Canon EF-S 18-55mm F3.5-5.6 IS II

 

 

 

동호회 활동을 하며 사진을 찍다가, 순간 이 풍경이 눈에 들어왔고 달려가 셔터를 눌렸다. 풍경사진만 찍다가 우연히 풍경 안에 인물이 담긴 사진을 찍었다. 맨날 같이, 같은 장소를 다니니 비슷비슷한 사진들이 나와서 조금 지겨워질 무렵,

 

충격이었다.

 

'아! 사진에 인물이 들어가니 스토리가 생기고, 스토리가 생기니 유일한 사진이 되는구나!'

 

그때부터 사진에 푹 빠지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촬영을 했고,

 

2013년 여름.

다시 한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장비를 보충하고 그때 당시 처음으로 [스냅]이라는 개념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무료 스냅 촬영을 시작했다. 나 스스로를 위한 테스트였다.

'과연 내가 사진을 일로 할 수 있을까?'

 

그렇게 2014년.

휴학을 하고, 스튜디오에 입사했다. 그 무렵 사진과 함께 나는 여행이라는 것에 미치기 시작했고, [여행에 미치다]라는 곳을 통해 조준기라는 친구와, 안시내 님이라는 작가님과, 이승아라는 멋진 여행자를 알게 되었다.

 

나는 다짐했다. 2017년. 29살에 떠나겠다고. 나의 20대 마지막을 찬란하게 평생을 기억에 남도록 만들겠다고.

 

2015년, 퇴사 후 복학하여 학교를 다니며 프리랜서 사진작가 활동을 시작했고,

2016년, 현재 다니고 있는 결혼식 사진 업체에 입사, 입사할 때부터 1년 뒤 퇴사할 거라 이야기했었다.

 

그 사이, [여행에 미치다]를 통해 알게 된 어느 작가님이 게스트하우스 스텝을 하며 유럽에 머무는 모습을 보고, 나도 저거다! 싶어서 추천을 받아 간 곳이 체코, 프라하가 되었다.

 

 

그렇게 마침내 2017년. 입사할 때 예고했던 대로 퇴사를 하였고, 3개월이나 지낼 테니 커다란 캐리어를 구매해서 최대한 옷을 구겨담았다. 부산에서 태어나, 군생활마저도 부산에서 하고 처음으로 타 지역에 살러나가는 게 해외가 될 줄이야. 조금은 무섭기도 하지만 14년 만에 다시 유럽땅을 밟을 설렘에 무서움은 조금 묻히는 듯했다.

 

 

 

체코, 프라하 / Canon 5D Mark III + Canon EF 24-70mm F2.8L II U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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